거제 출신의 경찰 중견 간부가 '범죄 콘서트'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지방경찰청 홍보담당(계장) 우문영 경정(51).
우 경정은 지난 27년간 치안현장에서 범죄를 감시·관찰한 직관력으로 날로 진화하는 범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경제이론과 수사경험, 축적된 데이터 통해 설명했다.
우 경정은 "경찰업무는 범죄에 제대로 맞서기 위해 종교, 심리, 역사, 경제 논리, 지리, 디지털 등을 망라하는 ‘종합학’이 돼야 한다"며 "대학원에서 부동산학과 도시공학을 더 공부한 것도 범죄세계에 대한 종합적 탐구의 일환"이라 할 정도로 분명한 직업적 철학을 갖고 있다.
이런 우 경정의 견해는 "범죄자도 경제논리에 따라 합리적 선택을 한다"는 범죄학자들의 이론과 궤를 같이 한다.
이 책은 '진화하는 범죄 '종합학'으로 맞선다'는 서문에서 출발해 제1장 '도시와 범죄 시민과 경찰' 부터 제12장 '남은 자들의 슬픔 실종' 까지 탄탄한 구성과 논리력을 바탕으로 머리에 쏚쏙 들어오도록 꾸며져 있다.
특이한 건, 책의 각 장 앞머리 마다 해당 범죄를 소재로 스토리가 구성된 국내외 영화를 소개하고 논평을 담아 가독성을 높였다.
인용된 영화는 '마이너리티 리포트' '트루먼 쇼' '봉이 김선달' '타짜' '자살 관광버스' '도둑들' '청년경찰' '범죄와의 전쟁' 등이다.
책 51쪽에는 "슈퍼컴퓨터가 있더라도 입력된 자료가 없다면 그 컴퓨터는 제 기능을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입력된 자료가 많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일어날 사건의 가능성이나 행동의 예상 방향을 읽을 수 있다. 범죄예측 능력이 일기예보처럼 정확하려면 일기예보에 들어가는 정도의 막대한 자료 입력과 축적이 필요하다. 엉터리 정보는 엉터리 예보를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또, 책 258쪽에서는 "수사와 기소는 절대 분리 될수 없다. 경찰과 검찰의 양 기관 특성상 절차는 분리돼 진행될수 있지만, 기소 및 공판 단계에서는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해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소신도 밝혔다.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치안감)은 "다양한 범죄에 대한 생생한 사례를 구체적인 통계와 함께 접한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라며 "이 책이야말로 바로 그런 흥미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로 대답해 준다"고 추천사를 썼다.
'범죄 콘서트'는 320쪽 분량으로, 출판회사 유리창에서 펴냈으며, 시중 서점에서 1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거제시 사등면 사근마을이 고향인 우 경정은 부산중앙고와 경찰대학 7기로 졸업하고 1991년 경위로 임용 돼 도내 일선서에서 수사·생활안전과장 등을 지냈다.
재직중에도 부산 동의대학교에서 재무부동산학, 경상대학교에서 도시공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학구파이기도 하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