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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람]거제를 위한, 거제를 향한 '거제학개론'

기사승인 2018.10.24  11: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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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는 섬이다"

거제를 위한, 거제를 향한 책이 발간됐다. 이 헌(59·사진) 거제대 교수의 완성된 ‘거제학개론’이 최근 새로 나왔다.

이 교수의 ‘거제학개론’은 지난 3월에 최초 발간됐으나 내용을 보다 충실히 다듬고, ‘종교’부문을 추가해 이번에 증보판을 냈다.

증보판(도서출판 GS인터비젼)에 걸맞게 630쪽에 달할 만큼 두툼하다. 가히 거제의 新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지금까지 거제를 소재로 한 책은 여러 권 나왔지만 거제를 지역학의 학문으로 접근한 건 이 책이 첫 사례로 꼽힌다.

평소 친분이 있는 그와 거제시청 도란도란까페에서 만났다. 이 교수는 늘 그렇듯 이날도 예외없이 온화하고 수더분한, 꾸밈없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런 저런 안부를 나눈 후 거제학개론의 발간 이유를 청해들었다.

이 교수는 ‘지방’이라는 말을 꺼렸다. 이 말은 오래전부터 서울을 중앙으로 하고 다른 곳은 모두 지방으로 불러 차별성이 내재된 고착(固着)적 의식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에 반해 ‘지역’이란 말은 구별이나 차별이 없으니 서울지역이란 표현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지금과 같은 혁신의 시대에 평등하고 동일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선 매우 중요한 지적으로 들린다.

곧 지역학의 가치에 대해 공감하며 얘기를 이어갔다. 이 교수는 "누구나 두발로 딛고 사는 이 땅에서 그 어떤 차별도 없이 어느 곳에서나 진정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모든 노력들이 ‘지역학’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줄곧 강조했다.

따라서, 지역학으로서의 거제학은 이 시대의 화두를 따르는 전국적 선도(先導)가 될 걸로 보인다.

이 교수는 그동안 거제대에서 연구와 교육에 전념하면서도 곳곳의 지역담론을 결코 피하지 않았다. 그러한 그의 거제학개론은 흥미와 관심을 넘어 시대적 필수라 여겨진다.

거제학개론은 ‘섬’에 대한 정의와 지역학의 필요성, 거제의 현황과 가치 그리고 미래를 위한 제안 등은 때론 학문적으로, 때로는 편안한 수필처럼 매끈하게 이어진다.

특히, 이 교수는 책을 통해 거제의 특징으로 폐쇄성, 격리성, 독자성, 창의성, 다양성, 생산성, 도전성, 복구성, 평등성 등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학술적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고 거제의 정체성을 확립해 과거를 알고 미래를 대비하는 오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됐으며, 거제의 숨은 설화와 역사, 그 흔적, 그리고 미래를 위한 아이디어까지 차곡차곡 담았다.

이 교수는 공학박사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거제대학교 사회대학장으로 거제시 도시재생대학 사회적경제대학의 학장도 겸하고 있다.

다음은 '거제학개론'의 글머리 일부다.

「거제는 섬이다. 섬은 ‘서다’라는 말에 기원할 것이다. 섬은 물에 둘러싸인 땅이다. 그곳에서의 삶은 독립적이고 때론 육지 삶에 융합하며 형성된다. 그렇기에 폐쇄적인 섬에는 독창적이면서도 종합적 요소가 다양하게 서려있다. 따라서 거제의 과거에 대한 이해는 섬으로부터 시작되어야하며, 현재를 파악하려 할 때도 섬이라는 존재적 개념에서 비롯해야 한다.

한편, 미래는 어떨까? 섬의 미래, 거제의 미래는...<중략>, 섬에서의 역사는 섬을 닮는다. 섬은 바라는 것만 수용하지 않고, 파도에 밀려 온 육지의 잔해를 모두 받아들인다. 유배와 귀양은 사연 많은 사람의 입도로 이어졌고, 전쟁과 피난으로 또 무수한 사람들이 들어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영위한 문화를 이어가다가 섬에 부합하며 변모하니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다. 역사도 그렇다. 역사의 중심에 살다가 쫓기고 도망하여 피신처가 된 섬, 그곳에선 그들만의 역사를 꿈꾸지만 여의치 못할 때, 고스란히 녹아서 섬의 일부가 된다. 거제도의 역사와 문화는 이런 특징 속에서 새로운 섬이 되어왔다(창의성).

그리고 한동안 단절(폐쇄성)되며 고유하게 진화하다가, 어느 결에 섬만의 독창성을 구축하니, 이는 모두 스스로의 역량으로 개선·발전시킨 것들이다(독자성).」

<책 표지는 거제의 주요 산과 지명, 유적지 등을 섬 형상으로 디자인 했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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