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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한 개방' 협의 …거제시, 입장 후퇴?

기사승인 2019.04.10  14: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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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일각 "시기적으로 아쉽다" 쓴소리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저도>

거제시와 국방부가 군사시설로 지정 돼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문제를 논의 중인 걸로 10일 알려졌다. 

거제시와 국방부는 지난 1월부터 협의기구를 만들어 저도 반환 문제를 논의해 왔으나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국방부는 현재 저도에 군사시설이 있고, 앞으로도 군사시설 유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저도 완전한 반환과 전면 개방은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거제시는 본래 저도가 거제의 부속섬이며 이미 군사적 필요성이 사라졌고, 2017년 조기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대로 완전한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이같은 입장차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에 일정 시간, 일정인원이 상륙할수 있도록 저도를 시범적으로 제한 개방하는 문제를 최근 논의하기 시작한 걸로 전해졌다.

거제시 관계자는 "국방부 입장이 바뀌지 않아 저도를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문제를 우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저도의 완전한 소유권 반환은 장기 과제로 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은 어느 부분을 어떤 방식으로 개방할 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내달 다시 만나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역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거제시의 입장이 후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입장이  후퇴한 게 아니라 서로 조금씩 양보해 협상의 물꼬를 트면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애당초부터 국방부로부터 한꺼번에 저도 소유권을 반환 받겠다는 의도는, 명분이야 돋보였을지 몰라도 실리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협의과정을 잘 아는 한 전직 시의원은 "모든 걸 한방에 해결하겠다는 자세 보다, 서로 주고받는 타협과 인내심이 필요한게 협상"이라면서 "저도 소유권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껏 그런 점이 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초 시는 저도의 대통령 휴양시설과 경호실 건물 등은 국방부가 당분간 관리하고, 접안시설과 전망대, 간이 골프장 등 관광에 필요한 시설만 거제시가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을때 국방부는 상당한 관심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2017년 당시 서일준 부시장이 저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전면에 나섰을 때의 입장과 일치한다. 당시 거제시는 저도 소유권을 한꺼번에 가져 올게 아니라, 당분간 국방부가 소유하고 대통령 휴양시설도 해군이 일시 관리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방안은 대통령 휴양시설이었던 청남대를 충북도가 전체 소유권을 받는 바람에 해마다 40억~50억원의 유지 비용을 지출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선례 등 나름대로 고민이 반영돼 있었다.

당시 시  관계자는 "청남대의 경우 개방 이후 국민적 관심이 예전만 못하고 시간이 갈수록 수익 역시 줄어들고 있다"며 "저도의 경우 대통령 휴양시설로 사용할 때만 개방을 잠시 중단하는 방안이 시 입장에서 가장 좋지 않겠느냐"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거제로서는 대통령 휴양시설을 그대로 두면 관리 비용절감과 함께 국민적 관심은 물론, 관광 수요 측면에서도 탐방객들에게 신비주의와 호기심까지 반영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걸로 풀이된다. 

시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당시 국방부 등 관계기관은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며 관련 절차에 따른 후속대책까지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협의가 그대로 진행됐다면 지금은 지난해 취항한 유람선으로 관광객들이 저도에 상륙해 관광을 즐기고, 이 어려운 시기에 그에 따른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었을 거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시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당시 위원장 변광용 현 시장)를 비롯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거제시의 이같은 의도에 맞서 완전한 소유권 이전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이들은 "저도 반환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기에 논의 가능한 사안이며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며 "부분 이관해서는 제대로 된 관광자원화도 어렵다. 완전 이관을 전제로 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 방향을 찾는게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저도 반환 문제는 대통령 공약이나 거제시의 유불리 입장을 떠나, 형편상 거제시가 도저히 들어주기 불가한 국방부의 대체부지 요구 등으로 맞서는 것 보다, 2년전에 이미 제한 개방이라는 차선책도 검토해 볼만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전 시의원은 "두 방법 모두 애향심을 바탕으로 저도를 돌려받겠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지심도를 돌려받는데 무려 80여년이 걸렸다. 시정을 밖에서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해 보는 게 얼마나 다른지 이제서야 깨달은 모양"이라며 색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그때 실무를 맡았던 공무원들이 아직 현직에 있는 줄로 안다. 표만 쫓는 정치인 보다, 공무원들이 소신을 갖고 진정 거제시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때"라고 충고 했다.     

한편, 저도 반환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 인근 해상에서 시위를 벌인 거제시발전연합회는 오는 25일 100여명이 상경해 청와대 앞에서 저도 반환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저도(猪島) :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 있는 면적 2.2평방키로의 작은 섬이다. 섬 전체에 해송과 동백이 자생하며 9홀짜리 골프장, 백사장, 군 휴양시설 등이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시설로 사용되다가 1954년 해군이 인수한 이후 군사보호구역으로 남아 있다.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대통령 여름 별장인 '청해대'로 지정 됐으며, 1975년 10월 1일 진해해군기지와 행정구역을 일치시키기 위해 진해시에 편입됐다. 1993년 11월 대통령 별장에서 해제된후 그해 12월 1일 거제시로 환원되었으나, 여전히 해군이 관리하고 있어 민간인은 섬에 들어갈수 없다.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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