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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상모] 대한민국에서 중장년으로 산다는 것

기사승인 2019.10.21  17: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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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원장

대한민국 중장년이 고달프다. 40~50대 가장으로 산다는 게 녹록치 않다. 하물며 실직한 중장년이 겪는 심리적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정과 직장(직업)은 사람이 공기와 물 없이 살 수 없듯 불가분의 관계다.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데 있어 직장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 1950~60년대는 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많은 자녀를 두었더라도 그저 배만 굶기지 않았다면 그것으로 만족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1970년~80년대 이후부터는 산업화로 인해 직장이 생겨나면서 생활수준은 나아졌지만, 자녀 교육과 뒷바라지로 가장은 항상 희생의 삶을 살았다.

이 시절 가장은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해 돈만 갖다 주면 자기역할을 다했던 시절이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자녀들을 공부시키고 출가시키면 그것으로 족했다.

힘든데도 버티면서 가정을 지켜냈던 것도 직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번 들어간 직장을 정년퇴직 때까지 다닐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요즘처럼 40~50대 정리해고나 명예퇴직이 일상화 되었다면 과연 버틸 수 있었을까?

언젠가부터 대학가는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이 넘쳐난다. 젊어서 들어간 첫 직장이 정년을 보장해주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생겨난 현상이다.

사오정(45세가 정년)이라는 말이 나온지 10년도 넘었다. 그동안 여러 정부에서 ‘인생 이모작’, ‘재취업 교육’ ‘창업 교육’ 등 조기은퇴자를 위해 많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2019년 9월 고용동향을 보면 각종 지표가 좋아졌다고 한다. 취업자 수는 34만 8천명이 늘었고, 고용률은 61.5%로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실업률은 3.1%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40~50대 고용률은 별반 나아진 게 없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17일 경제부처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에 국정동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40대 제조업 고용 감소가 아픈 부분”이라며 대책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그렇다고 정부나 지방정부에서 40~50대를 위해 대책 없이 손 놓고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현실성과 실효성이 얼마만큼 있느냐의 문제다.

거제시는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동시 지정됐지만 과연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루어졌는지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그동안 거제시는 조선 산업 침체 영향으로 각종 지표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우선 시‧군 통합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던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했고, 실업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며, 집값 하락율‧자살률 등의 각종 지표는 최악을 기록할 정도로 처참하다.

더는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 정부주도형 일괄 지원은 지양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타켓 지원 방향으로 제도의 틀을 바꿔나가야 한다.

따라서 직장에서 내몰린 40~50대의 재기를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정부는 재취업 고용 시 기업 인센티브를 주어 적극 지원해야 한다. 거제시에서도 이와 관련해 정부 건의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 현장 맞춤형 방안을 정부는 적극 수용해야 한다.

둘째, 3D 업종 등 기피 직업군 취업 시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중소기업이나 열악한 환경의 경우에는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직업의 인식 전환 역시 재취업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셋째, 실직자를 위한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직만큼 따르는 고충이 바로 금융과 관련된 부분이다. 신규 대출길이 막히고, 대출 상환은커녕 이자 납부도 힘들어 연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 평균 연체율이 1~2%인데 반해, 거제시민의 연체율은 6~7%라 하니 삶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 지표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동시 지정된 거제시 실직자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다.

넷째, 수입이 끊긴 가장의 또 한 가지 어려움은 자녀 뒷바라지 부분이다. 거제시에서 지난해 졸업한 고3학생 수는 3400여명이다. 거제대학교 모집정원(2020년)은 420명이라 대부분 타지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취업이나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을 감안하더라도 2000여명의 고3졸업생이 타지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할 정도로 경제적 부담은 상당하다.

예를 들어 생활비를 1인당 월50만원으로 가정해도*2000명*12달=120억원(1년간)이 외부로 유출된다. 따라서 실직 가정의 자녀 학자금 및 생활자금 지원책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기술력과 경험을 가졌지만 일자리가 없는 절박한 40~50대 중장년층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거제시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지원 정책을 세워 정부에 요청하고, 정부는 거제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 대책을 세워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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