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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거제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고?...실제 현장에 가보니

기사승인 2020.06.11  17: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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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분양권 웃돈 거래설, 아파트 악성 미분양 물건 소진 등 '갭투자 원정' 냄새 물씬...전문가들 "아직은..." 신중한 입장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있는 거제시 상동동 모습. 거제시는 지난 4월 이곳을 남부내륙고속철도 거제역사 입지 후보지로 사등면과 함께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현재 이곳에는 민자역사가 들어설 것이 확정적이라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1일 국내 ‘조선 빅3’가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단일 수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3조6천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선 100척 건조 약정을 체결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일 러시아지역 선주로부터 36만㎥급 LNG-Barge(액화천연가스 저장 및 환적설비) 2척을 약 9013억원에 수주했으며, 조만간 1조8400억원 규모의 쇄빙 LNG선 5척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본사 5월28일자 보도>

이같은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자 경제전문지와 일부 중앙매체까지 나서 조선도시인 거제, 울산의 부동산 시장이 꿈틀댄다는 취지의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거제지역은 지난 5년간 조선업 장기침체로 인한 부동산 거래 빙하기를 겪어왔다. 물론, 그 밑바탕에는 도시 재정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업이 경기 회복의 추동력을 되살리지 못한게 가장 큰 원인이다.

게다가 남부내륙고속철도 예타 면제 및 국가재정사업 전환 등 몇가지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추진발표에 이은 노동자·시민계의 반발과 함께, 올해들어 갑자기 덮친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쳐 좀체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불과 1∼2년전만해도 일부 브로커들이 특정 물건을 들쑤시거나 헛바람만 넣어놓고 내빼는 바람에 일시에 거품이 걷히면서 맹탕이 됐던 냉정한 현실을 부동산업계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런 거제지역에 과연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린다는 말이 맞는 걸까? 본사는 지난 이틀간 지역 부동산 시장이 최근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실태를 현장 취재 했다.

그 결과, 카타르 대규모 선박 건조 약정 발표 이후 일부 아파트 분양권 가격이 오르고, 악성 미분양 물건에 일부 외지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완판되는 이례적 현상은 실제 있었다. 그러나 아직은 '들썩인다'기 보다 전반적으로 조심스럽게 관망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이전과 달리 기대감을 상승시켜 줄 만한 긍정적인 요소는 이미 잘 알려진 그대로였다.

또 갑작스런 매수 수요 급증에 따라 미리 내놓은 부동산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른 바 ‘계약금 배액 배상’ 분쟁도 소문처럼 실제 발생했다기보다, 주로 매매가 상승 기대를 가진 일부 매도자들의 문의 전화나 상담이 차츰 늘고 있는 형편이 입소문을 탄 것에 불과했다.

<양정동 들판에서 바라본 수월동 대단위아파트 단지 전경>

일단 거제시내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9년 1월 3.3㎡당 588만원에서 2019년 9월 595만원으로 오른 뒤 9개월간 별다른 변동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월동 모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보면, 84.654㎡형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 1∼2월 2억9천만원 선을 유지하다가 3∼4월에는 3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5월에는 2억8500∼2억9400만원 선으로 하락해 거래가 이뤄졌으나 지난 8일 거래된 물건은 2억8500만원으로 다시 내려오는 등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다만, 123.483㎡형은 지난 1월 4억5000만원선이었으나 지난 5월에는 4억6200∼4억85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져 다소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감지됐다.

분양시장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단 성적은 좋은 편이다. 최근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 ‘포레나 거제 장평’등은 소진된 것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양정동 현대아이파크 2차의 경우 지금까지 여러 사정으로 미분양된 물건이 160여세대가 남아있었으나 10일 현재 49건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아이파크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남부내륙철도 거제역사가 상문동에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지난 1일 카타르 대규모 수주 성공 소식 이후 갑작스럽게 외부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어 우리도 놀랄 지경"이라며 "현대 아이파크 2차의 경우 아마 남은 물건도 수일내 소진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왜 갑자기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고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주로 수월동에서 분양권을 전문으로 하는 중개(개발)업자들이 많이 움직였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부동산 투자 관련 강의를 하는 사람들이 상문동에 남부내륙고속철도 민자역사가 들어설 위치까지 도면으로 그려주는데 나도 한장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전국적으로 철도망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 수요가 거제처럼 비슷한 과열현상 보이고 있다”며 “지역에서 정상적인 부동산 중개를 하는 저희 입장에서 이런 현상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른바 '갭투자 원정꾼'들의 냄새가 풍기는 대목이다. 이들은 목표 지역을 정하고 자신이 이끄는 부동산 투자동호회, 인터넷 카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카카오톡 오픈카톡방에서 투자처를 공유한 후 시장에 선(先)진입하고 정보를 공유하면 후발 투자자가 뒤따라 집값 상승을 부채질 한다.

'갭 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적을때 그 차이(갭,gap)만큼의 돈만 가지고 집을 매수한 후 직접 살지는 않고 세를 놓았다가 집값이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법을 말한다. 이들 '꾼'들은 사전에 입수된 부동산 정보를 통해 대규모 사업등이 예정된 지역을 돌아다니며 저평가된 아파트를 노린다.  

한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갭 투자자들이 최근 거제까지 일시에 몰려들었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제에는 갭 수천만원으로 투자하기 적당한 매매가 3억~4억원대 아파트가 시장에 매물로 많이 나와 있다"며 "지금 일부 후발 투자자까지 매매시장에 뛰어들어 들썩이는 전형적인 갭투자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귀뜸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상동동에서 합동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경기가 호전되는 기미는 가장 먼저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움직인다”면서 “유로아일랜드 분양권이 3천에서 5천만원 선이었는데, 최근 한 2천만원이 올랐다. 장평 포레나는 2천에서 4천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 매매가도 신축 및 상위브랜드 위주의 아파트는 2∼4천만원 정도 상승한 걸로 알고 있다. 하반기 분양 예정인 대림산업의 '거제 고현2차 e편한세상'도 벌써부터 활발한 물밑 거래가 진행중인 걸로 소문이 났다”며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의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장목면이나 하청면, 남부면 쪽은 전망이 좋은 토지를 구입해 주택을 짓기 위한 실수요자들이 최근 부쩍 많이 찾는 걸로 알고 있다”며 “실제 외지와 잘 연결된 아는 부동산은 지난주 약 30명 찾아왔다고 들었다. 저 역시 3∼4개 팀을 받아 물건을 물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땅을 보러 오는 업자들은 간혹 동남권 신공항 얘기를 하지만, 최근 아파트 시장으로 몰려드는 투자자들은 오로지 거제역사와 대규모 수주로 인한 조선경기 회복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실수요자들도 꽤 거제로 몰려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정도 들판에서 바라 본 수월동 대단위아파트 단지 전경. 앞쪽 들판은 수월양정지구 택지개발이 예정 돼 있다>

이날 수월동 한 공인중개사는 "수월동 모 아파트는 최근까지 매매 물건이 80개 정도 있었는데 2억9000∼3억원 선의 물건은 지난주 모두 소진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도 6∼7건의 매매를 성사시켰다고 주장했으나, 매매과정에서 '계약금 배액 배상'관련 분쟁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토지에 대한 투자 수요는 장목면을 중심으로 최근 다소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가대교를 끼고 있는 장목면은 특히 지난 1월 국도 5호선 '거제 장목~창원 구산' 해상 구간(11.2㎞) 도로 건설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일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된 이후 수요자들의 문의와 발걸음이 잦아졌다.

그러나 소문은 실상보다 다소 과장돼 있었다. 장목면에서 B부동산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5월말 이전까자는 거의 찾는 사람이 없었으나 최근들어 문의 전화나 직접 찾는 사람이 다소 늘어난 건 사실”라면서도 "들썩인다는 말은 아마 신규아파트 분양사나 홍보대행사가 지어내고 언론이 그대로 받아쓴 것 같다. 전혀 그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장목면 소재지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거가대교 개통 이후 장목에는 주로 전망 좋은 곳의 주택이나 펜션 부지 등을 희망하는 의뢰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지난주 부산과 대전에서 주택과 별장 부지를 알아보려고 찾아온 지인 4∼5명이 다녀갔으며, 그중에 2명은 이미 계약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장목에서는 골프장이 빠진 장목관광단지에 대한 밑그림이 이번달 말경에 나오고 공사도 곧 바로 착공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사업이 구체화 돼 더 많은 투자 수요자들이 찾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실제 이날 부산에서 왔다는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이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의 부지를 보러 왔다며 현장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기자에게 "요즘 거제가 좀 뜬다지요"라고 웃으며 묻기도 했다. 

<장목면 소재지>

2018년 10월 개장한 한화 리조트 거제벨버디어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객실율이 평균 85∼90%를 유지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2월에는 20%선까지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3∼4월에 30%, 5월들어 겨우 50%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거제는 많이 나은 편이다. 요즘은 수도권 코로나 확산세 때문에 다른 곳의 리조트는 엉망"이라면서 "해외로 못나가니까 신혼여행객까지 몰려 올 정도로 최근 손님이 늘고 있다. 이번달은 60∼70%를 목표로 하는데 관건은 코로나19가 잦아드느냐, 아니면 하반기에 재확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지역 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2년전에 밑도 끝도 없이 툭하면 거제 부동산 경기가 움직인다는 소문은 부동산 중개브로커들이 만들어 낸 낭설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관건이지만, 과거와 달리 대규모 조선 수주나 KTX거제역사 입지 선정, 남부권 관광단지 추진 등 투자 요인을 끌어줄만한 구체성이 있는 게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은 경매물건도 여전하고 부동산 가격도 뚜렷한 증가폭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다만,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에서 추가 수주 소식이 나오고 남부내륙철도 거제역사 위치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면 거제 부동산 경기는 상승세를 탈 소지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수정→기사보강 6.13. 20:00>

<주택부지 개발이 진행중인 장목면 한 도로변>
<장목면 궁농 저도유람선터미널과 멀리 보이는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 전경>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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