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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뷰 골프장, 법면 붕괴에도 영업 강행...안전불감증 "도 넘었다"

기사승인 2020.07.29  1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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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붕괴사고 잦아 두차례 수리했던 지점...골프장 전체 연약지반, 필드 곳곳 각종 위험 상존

<지난 16일 오후 5시께 거제뷰골프장 해돋이코스 4번 티그라운드 주변 법면이 붕괴된 모습. 골프장측은 추가 붕괴 위험에도 불구하고 16일 야간경기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독자>

거제뷰 골프장이 장마철 계속된 집중호우로 필드 법면이 붕괴됐는데도 당일 야간경기를 강행해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산악 지형 특성상 지반 약화로 인한 추가 붕괴 위험이 높았다는 점에서 골퍼들의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골프장측의 '안전불감증'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골프장 안에 있는 거제오션파크자이 아파트 주민과 당일 야간경기를 한 골퍼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께 해돋이코스 4번 홀 티그라운드 옆 3번 홀 법면(경사지)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다량의 토사와 암석이 타석을 넘어 코스 옆 아파트 단지 화단까지 50여m를 덮쳤다.

이 과정에 남성 캐디를 포함해 5명이 탄 카트 1대가 붕괴 현장을 가까스로 피해 지나치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당시 3번 홀 플레이를 끝내고 티그라운드로 진입하던 캐디가 붕괴 조짐을 느껴 타석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친 덕분에 이들 일행은 참사를 면했다.

바로 옆 아파트 창가에서 이를 직접 목격한 주민 A씨는 "정말 천만다행이었다"면서 "거짓말 처럼 카트가 지나가자마자 잠시 후 비탈면이 '웅'하는 소리를 내면서 그대로 바위와 토사가 밀고 내려왔다. 조금만 늦었어도 그 사람들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이어 "나도 평소 자주 골프를 하기 때문에 며칠전 부터 비가 많이 와 그쪽(붕괴지점)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며 "마치 아랫배가 나온 것처럼 비탈면이 계속 밀려내려오는 게 라운딩 할때마다 눈으로 느껴질 정도로 위험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그곳이 무너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른 골퍼들도 잘알고 있다. 벌써 두세번째로 알고 있다"며 "그때마다 수리하느라 한두달씩 아예 그 홀을 패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런 와중에도 골프장 측은 예정된 3부(야간) 경기를 그대로 강행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골프장측은 취재중인 부산일보 기자에게 "전날 20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사고 직후 내장객 안전을 위해 해당 코스 내 모든 홀 플레이를 중단하고 코스를 폐쇄했다"면서 "다만, 단체팀 예약이 있어 상황을 설명한 뒤 희망자에 한해 카트 사용료를 면제하고 정상 플레이가 가능한 해넘이 코스를 두번 도는 조건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직장동료들과 야간 경기를 했던 B(57·여)씨도 "그날 해돋이 쪽이 폭우로 무너져 경기가 안된다고 해 할수없이 해넘이 코스를 두바퀴를 돌았다. 대신 카트비는 무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골프장의 대처를 놓고 너무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주민 A씨는 "골프장이 조성되기전 부터 이곳 지형을 잘알고 있다"면서 "대부분 코스를 경사가 급한 산중턱을 절개하거나, 일부 코스는 본래 많은 물이 흐르던 깊은 계곡을 메워 조성했기 때문에 '물빠짐'이 잘 안되는 곳"이라며 "지반이 크게 연약해져 웬만한 비에도 곳곳이 휩쓸리듯 무너져내리는 현상이 늘고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해돋이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해넘이 쪽은 한두곳을 빼고는 대부분의 코스가 급경사에 만들어져 토사 쓸림 현상이 특히 심한 편"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런 위험을 잘아는 골프장측이 괜찮다며 영업을 강행한 건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라고 꼬집었다.

게다가 골프장측은 거제시에 '재해발생보고' 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붕괴사고 현장은 골프장 측이 대형굴착기와 덤프트럭을 투입해 밤새 응급조치를 했으나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채 굴착기를 세워둔 채 다음날도 정상영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거제뷰 골프장의 위험은 이 뿐만이 아니다. 대규모 수직 암반을 깍은 일부 코스는 절벽처럼 높은 낭떠러지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간혹 캐디의 통제를 잘 따르지 않는 골퍼들이 공을 찾으러 들어갔다 미끄러지는 위험한 모습도 종종 일어난다.

그런데도 골퍼들의 추락을 막아줄 위험방지시설은 허술한 안전로프 한가닥이나 목책 울타리 정도에 불과하다. 

또 일부 등산객과 산악자전거 라이더들이 골프장 내부 카트 통행로를 따라 이동하는 바람에 카트와 충돌사고 우려는 물론, 날아온 골프공에 놀라 항의하는 사례도 가끔 발생한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체육지원과)에서는 29일 오전 시설 점검차 거제뷰 골프장 등에 대한 현지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거제뷰 골프장은 2013년 조건부 승인으로 임시 개장했다. 18홀 규모로 전체 5940m(6496yard)의 해돋이코스(9홀)/해넘이코스(9홀)로 이뤄져 있다. 개장 초기는 체육시설로 분류 돼 경남도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아 지난 5년간 정상 영업을 해왔다.

이후 골프장측은 준공 당시 미비사항을 모두 이행 완료했다며 경남도에 '변경등록'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골프장은 2019년 7월4일 거제시 도시계획시설 결정고시에 의해 정식 준공허가를 받았다.

<2013년 조건부 승인을 받아 개장한 거제뷰 골프장 초기 모습>
<2017년 거제뷰 골프장 안에 거제오션파크자이 아파트를 신축중인 모습>
<최근의 거제뷰 골프장 야경. 뒷쪽으로 거제오션파크자이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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