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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운전면허제' 대체 뭐길래?...정부, 논란 커지자 하룻만에 '수정'

기사승인 2024.05.22  13: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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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 '특정 연령 대상 아냐' 발표 내용 수정...음주운전 재범자 차량 특수장치 부착 방안 검토 '관심'

정부가 해외 직구 논란에 이어, 교통사고 사망자 억제를 위해 고령자에 대한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대책을 내놓았다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꿔 눈총이다.

지난 20일 국토교통부·경찰청이 발표한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에는 고령 운전자 운전자격 관리, 운전능력 평가를 통한 '조건부 운전면허제 도입 검토'란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가 이 같은 제도 도입을 검토한 배경에는 최근 500만 명에 이르는 고령층 운전자의 급격한 교통사고율 증가와 관련 있다.

이날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보행자 등의 교통안전을 현저하게 위협하는 경우에 한해 고령자 운전자격을 제한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며 조건부 면허제 도입 배경을 밝혔다.

조건부 면허제는 고령층 운전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고속도로에 진입하거나, 야간에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이 주요 골자다. 즉, 교통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고위험군'에 대해선 운전 능력을 별도 관리하겠다는 요지다.

경찰청은 2022년 4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총 36억원을 들여 서울대 컨소시엄을 통해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대상별 조건 부여 기준 마련과 조건에 따른 운전능력 평가시스템 개발이 주요 연구과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3만9614건으로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1년 전(17.6%)보다 늘었다.

다만, 사고율이 높은 고령자 면허 관리를 위해 운전면허증 반납 제도를 이미 운영 중이다. 그러나 실제 면허 반납률은 2% 안팎에 불과해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는 제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령 운전자에 대한 적성검사도 시행하고 있으나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평가다. 적성검사가 시력 측정 등 형식적인 검사에 그쳐 실제 차량주행 능력이나 기능 실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도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시행중이다. 미국의 경우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거리·시간·속도 등을 구체적으로 제한한 면허를 발급한다. 독일은 의사의 진단에 따라 구체적인 조건이 명시된 면허가 나온다

이 대책을 두고 '고령화 시대에 필요한 제도'란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교통약자인 어르신들의 이동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관련 기사에는 "65세가 90대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다니는 시대인데,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라는 것인가"라거나, "버스도, 택시도 안 들어오는 시골 어르신들은 무엇을 타고 다녀야 하나", "택시·트럭·덤프 등 생계형 고령 운전자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은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조건부 운전면허는 이동권을 보장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며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어 "조건부 운전면허는 의료적·객관적으로 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평가한 뒤 나이와 상관없이 신체·인지 능력이 현저히 저하돼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운전자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민감한 정책을 섣불리 발표해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높다.

이번 논란을 접한 한 70대 초반 거제시민은 "나도 군 전역 후 26살에 운전면허를 따 45년이 넘게 운전을 해왔다"며 "젊었을땐 누구보다 운전에 자신있었지만 사실, 요즘엔 운전 감각이 예전보다 떨어진 것을 절감하는 편"이라고 실토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노령층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발상은 이해되지만, 상당한 사회적 문제가 수반되는 노인 관련 정책을 면밀한 검토없이 언론에 노출시키거나, 흘리다보니 이런 식의 보도가  나오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선진국에서 한다고 무조건 베낄게 아니라, 인구는 줄고 노인층이 점점 증가하는 현실에서 이런 정책은 실증적 연구와 함께 방향성을 제대로 잡아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도록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음주운전 재범자 차량에 특수장치를 부착해 음주운전을 방지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정지용 기자 gjjn3220@daum.com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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