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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일운체육공원 투자심사 통과 위해 사업비 축소 '꼼수'...뒤늦게 교부세 삭감될 판

기사승인 2024.08.06  23: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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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지방자치단체 주요 재정투자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 발표

<KBS경남 관련 뉴스 화면 갈무리>

감사원이 거제 일운체육공원 조성 공사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한 난맥상을 적발해 또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감사원은 6일 거제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주요 재정투자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2019년 이후 완료됐거나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추진 또는 무산된 사업 중 감사가 필요한 사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감사 결과 17개 사업 중 거제 일운체육공원 조성 사업 등 무려 11개 사업에서 26가지 위법·부당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적된 지자체 사업담당 공무원 7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11명은 주의 처분 요구를 통보했다.

특히 지난해 준공검사가 난 거제시 일운체육공원은 앞서 지난해 3월 거제시의회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제기됐던 법 절차 외면 등 지적사항에 이어, 처음부터 편법을 동원해 무리하게 추진됐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 사업은 당초 재정투자심사위에서 3차례 반려됐다. 그러자 거제시가 80억 원으로 예상되는 사업비를 11억 원을 줄여 69억 원으로 심사에서 겨우 통과됐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꼼수'였다. 감사원은 조건부 통과 뒤엔 거제시가 공사비를 다시 증액시키는 편법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이 사업은 지방재정투자심사 결과와 다르게 실제 사업이 추진되면서 제도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게 감사원 설명이다.

거제시 일운체육공원은 부지 구입비 등 총 사업비 117억 원(국비 11억원, 시비 80억 원, 기타 26억 원)을 투입해 일운면 지세포리 산 61-5번지 일원에 2만6993㎡(약 8180평) 규모로 건립됐다.

이 사업은 (주)삼강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아 변광용 전 시장 재임 시기인 2019년 8월 첫 삽을 뜬 후 2년7개월 가량 공사 끝에 2022년 4월 완공했다. 주요 시설은 축구장과 테니스장, 풋살장, 농구장, 관리동 등이 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완공 후 1년이 넘도록 준공 검사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공사 전반이 '총체적 부실' 투성이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김동수 시의원은 지난해 3월 열린 제23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 질문을 통해 이를 조목조목 짚어냈다. 

당시 김 의원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관련 법률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데다, 반드시 거쳐야 할 행정절차도 누락했으며, 곳곳에서 부실시공 흔적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관련 법률에 따라 체육관 등 운동시설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의무시설로 실시설계 때 심사 기준에 적합한 지 ‘예비인증’을 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아 공사비 8억2000만원이 증가했다는 것.

또 설계 변경이 완료되기 전에 시공부터 진행된 정황도 밝혀졌고, 당초 공고한 사업시행 인가 기간이 경과했음에도 실시계획 변경인가를 받지 않았다고 따졌다.

이와 함께 2022년 4월14일 준공식 이후에도 불량 시공으로 인조잔디 재설치와 야간 공사를 강행함에 따라 주민들이 시설을 장기간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박종우 시장도 "준공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BF 문제"라며 "인증 절차 미흡 등으로 2년 이상을 허비했다"고 말해 공사 전반에 많은 문제점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감사원은 거제시에 책임을 물어 행정안전부에 지방교부세 삭감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시가 편법으로 주도하다시피한 공사 때문에 애꿎은 지방교부세만 뒤늦게 삭감될 처지에 놓여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6일 오후 늦게 거제저널 뉴스를 봤다는 일운면 한 자생단체 대표는 전화로 "사업 초기부터 공사 과정을 지켜보면서 민원도 몇번 넣었고 실제 시설을 사용해 본 경험자"라면서 "이 문제는 감사보다는 시 사업부서와 함께 부실 시공과 불량자재 사용 부분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경한 목소리도 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시 해당사업을 추진한 공무원들은 대부분 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감사원으로부터 감사 관련 통보가 오면 내용을 검토해 후속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실 시공과 거제시 담당 부서 간 엇박자로 준공식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준공 승인을 못 받은채 방치된 거제시 일운체육공원. 사진=김동수 거제시의원>
<준공식 후에도 시설 사용을 하지 못하고 방치된 일운체육공원. 주변에 이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김동수 거제시의원>
<2023년 3월 열린 제236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일운체육공원 부실공사 등 전반에 대해 시정 질문을 벌이고 있는 김동수 거제시의원>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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