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마산 국도 5호선 건설 사업 '주춤'...도의회, 거가대로 손실보전 동의안 '보류'

기사승인 2024.09.11 09: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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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추계 자료 없어 법 위반 논란...경남도 "용역 비용 추계 근거 조속 마련"

<개회중인 경남도의회. 출처=도의회 홈페이지>

'원안가결'된 거가대로 손실보전금 부담 동의안이 전격 취소되면서 사업 추진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10일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거제~마산 국도건설사업(국도5호선) 추진을 위한 거가대로 손실보전금 부담 동의안 번안'을 긴급 발의해 의결했다.

'번안'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이미 가결된 안건에 문제가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다시 심의, 의결하는 재심의를 말한다.

앞서 집행부가 제출한 해당 동의안에는 거제∼마산 국도 5호선 개통 후 통행량 감소로 발생할 수 있는 거가대로 손실보전금을 경남도가 부담하는 것에 도의회 동의를 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동의안에 첨부된 추계비용으론 2014년 국토연구원 계산으로 최대 3122억원에 이르고, 부산시는 4년 전 최대 7259억원으로 추산한 자료를 제출했다.

지난 4일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이 동의안에 대해 거제∼마산 국도 5호선 사업 기간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거가대로 교통량 증감·손실보전금 규모를 산정할 수 없는 점, 도로 개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점, 가덕도 신공항·진해신항 등 영향으로 거가대로 손실보전금이 발생할지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경남도 입장에 별다른 문제 제기나 찬반 토론 없이 만장일치로 의결에 찬성했다.

그러나 동의안 상임위 통과 후 손실보전금의 발생 여부나 규모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데도 10년 이상 손실보전금 지불 의무를 승인했다는 측면에서 추계비용에 대한 재정적 위험 부담 우려는 물론, 관련 법 위반 논란까지 일면서 비판이 거세졌다.

관련 법에는 비용추계와 재원 조달 방안을 첨부해야 하고, 필요한 사항은 자치단체 조례에 위임하고 있다.

이날 '번안 동의의 건' 처리과정에서 도의회 상임위는 경남도가 비용추계 없이 조례안을 낸 데 대해 절차 미비를 이유로 집행부를 강하게 질타 했다.

이에 경남도는 거가대로 예상 손실보전금 추계비용을 제대로 산정하겠다며 사실상 비용추계 없는 동의안이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김영삼 도 교통건설국장은 "국도 5호선 사업이 10년 이상 기간이 소요되고, 가덕도신공항·거제~통영 고속도로·진해신항·남부내륙철도 등 주변 개발여건 변화에 따라 손실보전금 비용 추계가 어려워 첨부하지 않았다"면서 "건설소방위 번안동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물러섰다.

이어 "조속히 비용추계 결과를 마련해 다시 동의를 받겠다"며 "용역기관에 맡겨 비용을 추계할 계획이고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시, 민간사업자 GK해상도로㈜와 협의해 1년 이내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대교 같은 경우엔 비용추계가 이미 돼 있었던 상황이고 우리는 현재 단계에서 비용추계를 할 수 없어 미첨부한 것"이라며 "정부 역시 비용추계 부분을 강조하지 않고 도의회에서 부담 동의받는 것을 전제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도의회 상임위인 건설소방위원회 역시 집행부 말만 믿고 대규모 예산 편성을 덜컥 승인했다는 측면에서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희봉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은 "의회 절차상 미비하고 오류가 있을 때 번안동의 절차라는 규정을 둔 것 같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의회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안건마다 심도 있게 꼼꼼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부터 착수한 창원시 마산합포구∼거제시 장목면을 연결하는 거제∼마산 국도 5호선(24.8㎞) 건설 사업에는 총 예산 4천39억원이 투입된다. 창원 육상부 13.1㎞ 구간은 이미 2021년 초 개통했다. 해저터널로 건설될 해상 구간 7.7㎞와 거제 육상부 구간 4㎞가 남았다

정부는 이 사업 추진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거가대로 손실보전금 전부를 경남도가 부담한다는 확약을 요구해왔다. 그러면서 2024년 예산에 반영된 거제 육상부(4㎞) 토지 보상 예산 50억원 집행 등 사업 추진을 지금껏 미루면서 도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