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봉 / 이학박사 전)동의대 교수
“사람들의 병통은 자기 밭은 버려두고 남의 밭을 김매는 데에 있다(人病 舍其田而芸人之田). 즉, 자기 마음은 잡초가 무성한데 남의 잡초만 시비한다” - 맹자-
오늘날 우리는 혼란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정치적 이념전쟁, 급속한 기술 발전, 환경 위기, 경제적 불평등, 인구소멸, 그리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오는 길에 항상 생각나는 교집합의 단어가 있다. 거제시가 지닌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지금 거제시의 시대정신으로 '양심과 신뢰'를 추천하고 싶다.
양심은 시대의 나침반이다.
양심은 개인의 도덕적 판단을 넘어, 사회 전체의 윤리적 방향을 제시한다. 정의와 공정, 그리고 책임의 기초가 되는 양심은 우리가 마주한 여러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에는 없지만 공무원 사회의 매관매직,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일구이언(一口二言)’ 지도자, 아파트 입주자대표위원회의 통장 추천 문제 등 구성원의 양심이 있으면 공정하고 상식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 현재의 삶은 양심적으로 옳지 않다. 양심은 이러한 무책임한 선택을 멈추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양심은 자신의 행동이나 판단에 대해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도덕적 기준을 의미하며, 이는 인간 내면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윤리적 감각으로, 개인의 책임감을 기반으로 한다.
신뢰는 사회의 기반이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반드시 필요하다. 신뢰는 개인 간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 그리고 국가 운영의 기초가 된다. 정치적 양극화와 가짜 뉴스는 사람들 간의 신뢰를 해치고, 부정부패와 불투명한 행정은 공공 제도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 이러한 신뢰의 붕괴는 결국 사회적 불안정과 협력의 부재로 이어진다.
따라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명성과 책임감을 기반으로 한 정책은 신뢰를 재건하는 데 필수적이다. 동시에, 개인과 개인 사이에도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직과 일관성, 그리고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가 신뢰를 형성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양심과 신뢰는 서로를 강화한다.
양심 없는 신뢰는 일시적이며, 신뢰 없는 양심은 실천할 수 없다. 이 두 가지 가치는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작용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양심이 신뢰를 가능하게 하고, 신뢰는 양심적인 행동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이 두 가치를 시대정신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단순히 경제적 성장이 아니라, 도덕적 성숙과 사회적 연대를 추구해야 할 때다. 양심은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신뢰는 그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양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다.
거제저널 gjjn322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