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vs 권리범위 밖' 분쟁...전 협력사 (주)수성, 한화오션과 특허 소송

<작업현장에서 운용중인 발판 해체 장치인 '대빗'을 운용중인 모습. 자료=(주)수성>

거제지역 대형 조선소에서 장기간 일해 온 한 협력사가 현장 작업 장치에 대한 특허권을 두고 원청사인 한화오션과 분쟁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수성은 한화오션 사내협력사로 17년간 족장(발판) 부문에서 일해오다 지난해 계약 해지됐다. 폐업 이유는 2년7개월간 19억6천 만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가 원인이었다.

해당업체는 2007년 10월 특허를 출원하고 2009년 11월 등록한 발판 해체 장비인 '대빗' 장치를 활용해 한화오션 LNG선 건조 현장에서 협업해 왔다.

'대빗'은 LNG선 탱크 내부 발판 해체를 위한 필수 안전장치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홀 안쪽으로 와이어가 설치돼 이동시 무게 중심 쏠림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 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주)수성이 해당 설비를 철수하자, 한화오션이 유사한 '대빗장치'를 계속 현장에서 사용하면서 권리 문제가 불거졌다.

한화오션 측은 대빗장치 와이어줄 1개가 홀 밖에 있어 (주)수성 측에서 사용하던 '대빗'과는 다른 장비라고 맞서면서 양측 갈등이 지속됐다.

결국 (주)수성 측은 지난해 11월 부산지방법원에 대빗장치 '사용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자 한화오션 측도 소송대리인(AIP)을 통해 특허심판원에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을 청구하며 법적 대응으로 맞섰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지난 3월18일 '권리범위 확인(소극적)에 속하지 않는다'는 심결을 내려 한화오션 손을 들어주었다.

이후 특허청 심결에 불복한 (주)수성 측은 법무법인(제이앤씨)를 통해 지난 8일 '권리범위 확인(특) 심결취소의 소'를 특허법원에 현재 제기해 둔 상태다.

지난 25일 오후 거제저널을 방문한 (주)수성 측 관계자는 "한화오션에서 사용중인 대빗장치는 우리 회사 특허와 95% 동일하다"면서 "단 한가지 와이어 줄을 밖으로 변형했다는 이유로 특허청이 한화오션의 손을 들어준 것은 오로지 대기업 봐주기식 심결"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 측은 '발판 해체 장치가 수성의 대빗장치와 기술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29일 거제저널에 "한화오션은 (주)수성과 발판 해체 관련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거래관계를 유지해오다 2023년 6월경 수성측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거래 관계를 종료했다"면서 "실제 수성측이 한화오션과 용역계약을 한 기간은 20개월"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화오션은 해당 기술과 유사한 기술을 타 조선소에서 사용하고 있으므로 수성측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수성측은 기존 기술 대비 진보성을 인정받은 요소를 더해 특허를 취득했고, 한화오션 또한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기존 기술 대비 진보성을 인정받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특허를 취득했으므로 해당 기술은 서로 다르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최근 특허심판원도 한화오션의 발판 해체 장치가 기술적으로 수성의 특허발명과 상이해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수성 측은 "앞으로 특허법원의 결과를 보고 최종심인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며 "국회 청원과 감사원의 감사 요구는 물론, 공정위 제소까지 고려 중"이라고 맞서고 있다.

<LNG선 탱크 내부에서 대빗장치를 운용중인 모습>

<(주)수성측이 특허법원에 제출한 대빗장치 구성 비교>

<(주)수서 측이 특허법원에 제기한 소장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