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1998년 CEO 자격으로 대우重 옥포조선소 방문 이력 '눈길'
<지난 9월2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자와 윤석열 대통령 간의 첫 통화가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韓 조선업계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7시에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축하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조선업에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부분이 관심을 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건조 능력을 알고 있으며, 보수·수리·정비(MRO) 분야도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 분야에서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길 원한다”고 말했다.
우선 주목받는 분야는 미국 함정 MRO 사업이다. MRO 분야에서 지난해부터 미국은 한국과의 협력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 미국 해군성 장관 카를로스 델 토로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을 1380억 원에 인수한데 이어, 지난 7월22일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aster ship repair agreement, MSRA)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과 함께 향후 5년간 미국 해군이 규정한 함정에 대한 MRO 사업 입찰에 공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협약 체결 이후 현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선 지난 9월2일 입항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윌리 쉬라'호에 대한 첫 창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MSRA는 미 함정의 유지보수와 정비를 위해 미국 정부와 일반 조선업체 간의 협약으로, 미 해군 함정 정비에 관한 품질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인증이다.
나아가, 한화오션은 MRO 사업을 통해 미국과 협력이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미 해군 군함 건조까지 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앞으로 군함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조선업계에서는 글로벌 군함 건조 능력을 가진 한화오션과 HD현중이 수혜를 볼거란 관측이 유력하다.
<왼쪽부터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건조한 초대형 LNG운반선> |
여기에다, 내년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는 화력 발전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계에선 이 부분도 호재로 보고 있다.
최근 천연가스 생산량보다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공급이 많다는 우려에 운임이 떨어졌으나, 이런 상황들이 개선되면 LNG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은 한국이 글로벌 수주의 60%를 선점할 정도로 국내 조선 빅3(한화오션·삼성重·HD현중)가 경쟁국인 중국을 압도하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 내 LNG 운반선 수요와 수출이 증가하면 LNG 운반선 등 가스선 건조에 강점을 지닌 한국 조선업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현재 트럼프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 분야 보다 석유 등 전통적 화석연료 기반 산업을 키우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상선 부문에서도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1998년 6월5일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던 일화가 화제다.
당시 트럼프 그룹 CEO였던 그는 '대우트럼프월드' 투자 협의를 위해 지금은 이혼한 두번째 부인과 첫째 부인 소생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쥬니어를 대동하고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 옥포조선소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는 30분 간 회사 홍보영상을 관람하고 2시간 가까이 회사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야드 곳곳을 둘러봤다.
도널드 트럼프는 차량을 타고 조선소 내부를 이동하던 중 100m 높이의 골리앗 크레인을 본 뒤 안내하던 회사 관계자에게 '한번 올라가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골리앗 크레인은 높이 100m, 길이 180m, 처리중량 900톤 규모로 지금도 한화오션의 상징적 구조물이다.
그는 당시 전혀 겁을 먹지 않고 골리앗 크레인 정상에 올라서 회사 전경과 옥포만을 바라보며 '원더풀' '이메이징'을 연발하며 좋아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트럼프 당선인(왼쪽 네번째)이 1998년 6월5일 경남 거제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일행과 본관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트럼프 당선인 왼쪽은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오른쪽은 두 번째 아내인 배우 출신 말라 메이플스. 사진=전재계약에 의한 연합뉴스 제공> |
<트럼프 당선인(가운데)이 지난 1998년 6월5일 경남 거제 대우중공업(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선박 건조를 둘러보는 모습. 왼쪽은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사진=전재계약에 의한 연합뉴스 제공> |
서영천 대표기자 gjjn32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