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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LNG선 대규모 수주..거제 회생 '마중물' 삼아야

기사승인 2020.06.05  22: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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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가 중동의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23조6천억원 규모의 LNG선 100척 건조 약정을 맺었다. 이는 한국 조선업 사상 단일 수주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 몇년간 좀체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는 유가하락과 올해 초 부터 갑작스레 몰아닥친 코로나19로 수주가 얼어붙은 국내 조선업계로서는 속시원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당초 입찰에 참여했다 중도 포기한 일본 등 경쟁국들의 부러움을 산 이번 수주 성사의 밑바탕은 무엇보다도 숱한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쌓아올린 독보적인 LNG선 건조 기술력에 있다.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해 적재 용량을 높이고 증발가스를 화물창에 집어넣는 완전재액화시스템 등의 ‘초격차’는 가히 압도적이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건조 계약은 결코 우연이나 운이 아닌 한국 조선업계의 자부심을 전 세계에 떨친 일대 쾌거였다.

물론, 이번 계약은 조선업계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난해 1월부터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 등 꾸준한 외교 채널을 가동해 해운‧조선산업 재건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알다시피 국내 조선업은 아직 침체의 수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 빅3’는 이번 대규모 수주로 숨통이 좀 트인다해도, 중소 조선사는 지금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내몰려 있다. 

글로벌 1위 자리를 우리에게 내준 일본은 최대 조선업체끼리 설계 기술까지 공유하며 합병에 버금가는 제휴를 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 1·2위 조선사가 합병해 중국선박공업그룹이라는 세계 최대 조선업체를 출범시킨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번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한국은 116척의 ‘싹쓸이’ 수주를 기대했지만, 중국은 세계 최대의 LNG 구매력을 앞세워 지난 4월에 카타르 LNG선 16척(3조5천억원)을 먼저 따낼 정도로 우리를 바싹 쫓아오고 있다.

이제 조선업도 기술력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글로벌 선박 수주 1위를 계속 지켜내려면 생산효율성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달리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한편으로 거제시에는 세계 2, 3위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조선 도시다. 지역 경제에서 두 조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70% 이상을 넘어설 정도다.

아직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몇 척씩 나눠 수주할지 알 수 없지만, 정식 계약이 체결되면 최소한 50∼60척은 거뜬히 두 조선사 도크를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건조 약정은 2015년 조선 불황에 따른 가혹한 조선업 구조조정 시련과 수주 절벽을 겪은데다, 올해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수주가 주춤한 가운데 이뤄진 초대형 계약이어서 거제시민들이 느끼는 감회는 남다르다.

벌써부터 주요 매체들은 이번 수주 영향으로 거제지역 부동산 업계가 들썩인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낭보가 터진지 이틀 만에 외지인들로부터 급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매도자들은 처분을 위해 싼값에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 홋가 상승을 노린다는 다소 성급한 분석 기사까지 나돌고 있다. 어떻든 모처럼 반갑고 고무적인 소식이다.

지역 인터넷매체인 본사는 조선업의 세계적 흐름을 나름대로 간파하고 2018년 부터 해외 조선·해운전문매체인 트레이드윈즈 등의 관련 기사 분석·보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로인해 국내 한두곳 조선전문지를 제외하고 거의 유일하게 수주 일주일 전에 예고 기사를 통해 거제시민들에게 기쁜 소식을 미리 전할 수 있었다.

이럴 때 거제시도 입으로만 마냥 반겨서는 안된다. 조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행정이 도울 일이 없는지 꼼꼼히 챙기며 양대 조선사와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선제적으로 각종 세제 혜택과 재교육 지원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어려움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조선 역군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마중물'이란 펌프에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먼저 붓는 한 바가지 물을 말한다. 보잘것 없는 물 한바가지가 가뭄에 찌들고 타는 목마름을 단번에 해소할 힘찬 펌프질의 원천이 된다.

부디 이번 카타르발(發) 대규모 수주가 그 '한 바가지' 물이 돼 이어지는 모잠비크와 북극 LNG-2, 즈베즈다 등의 후속 수주를 견인하는 역할로 침체에 빠진 거제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거제저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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