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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전 여친 폭행 남성 신상털이 확산... 사적 제재 '우려'

기사승인 2024.04.20  18: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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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번째 교제 폭력 결국 참극 불러"..접근금지 등 피해자 보호 입법 미비 지적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거제에서 전 여자친구를 폭행해 치료 끝에 숨지게 한 사건의 동갑내기 남성 신상정보가 온라인에 우려할만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2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상해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A(19)씨의 신상이 공유됐다.

게시된 내용을 종합하면, A씨는 2004년 출생으로 거제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졸업사진 1장과 정장을 차려입고 친구들과 찍은 사진 1장이 각 공개됐다.

이는 A씨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사적 제재'의 일환으로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법한 절차 없이 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실제 타인의 신상정보를 함부로 공개하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정통망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그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고, 피해자가 9일간 병원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사회적 공분이 커지면서 신상 공개 지지 여론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앞서 A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께 술을 마시고 전 여자친구 이 모(19) 양이 살고 있는 거제시 고현동 한 원룸에 무단 침입해 목을 조르고, 머리와 얼굴 등 전신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이 양은 외상성 경막하출혈, 뇌출혈 등으로 전치 6주의 진단을 받고 거붕백병원에서 9일간 치료받다가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지난 10일 밤 10시20분께 안타깝게 숨졌다.

경찰은 이 양이 숨진 뒤 A씨를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검찰이 긴급체포 요건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승인하면서 지난 11일 오전에 풀려났다.

현재 경찰은 국과수에 부검 결과 등을 포함해 이 양 사망과 A씨 폭행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정밀 검사를 의뢰해 놓고 있다. 검사 결과는 1~2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JTBC '사건 반장'에 따르면, A씨와 이 양은 거제의 한 인문계 고교 동기로 2학년 때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북의 한 대학교 함께 진학할때까지 3년간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총 11건의 교제 폭행 관련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A씨가 한차례 특수폭행으로 입건됐으나 당시 대부분의 사건은 상호 합의나 처벌 불원 등으로 종결처리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때문에 피해자 이 양은 지난해 7월2일부터 한 달간 스마트워치를 지급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양에게 스마트워치는 별 도움 안되는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었다. 교제폭력은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등 다른 범죄처럼 접근금지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별도 사후조치가 없다.

물론 사건 당시 경찰이 제대로 관심을 가졌더라면 피해자 보호 조치가 있는 '스토킹범죄'로 처벌할 수도 있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대부분 상처가 없다면 경찰 실무적으론 '반의사불벌죄'가 있는 폭행죄로 다룰수 밖에 없다. 입법 미비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견디다 못한 이 양은 휴학을 하고 거제로 내려왔으나, A씨도 휴학을 하고 뒤따라 거제로 오면서 끝내 비극적인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이 양은 피해 당시 주변에 "남자 친구한테 맞았는데 배를 발로 차였다. 그 충격 때문인가", "나 때리고 내가 너무 아파해서 내 얼굴 보고 울던데..", "나 때리는 게 일상" 등 피해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유족 측은 가해자 A씨가 이번 폭행 사건 직후 이 양 모친에게 한차례 사과했으나, 이 양이 숨진 후에는 어떠한 연락도 하지 않고 변호인을 통해 병원측의 '의료과실'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

또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가해자는 지금도 술 마시고 잘도 놀러 다닌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가해자쪽에서 합의금으로 500만원 제시했다더라"거나, 가해자 부모들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글도 일부 발견돼 자제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지역 여성단체는 지난 18일 경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피해자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스토킹 가해자를 구속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김씨는 A씨와 교제 중일 때도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A씨는 김씨 연락을 피하기 위해 전화번호와 소셜미디어 계정도 바꿨으나 김씨는 친구들을 통해 A씨를 금방 찾아내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A씨의 어머니는 "딸을 죽인 가해자는 구속도 되지 않고 지금도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며 "몇 년 동안 따라다니며 딸을 폭행하고 괴롭혔던 가해자로 인해 끝내 죽임까지 당했다"고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죽고 나서도 편하게 가지 못하고 영안실에 누워 있는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지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며 엄정한 수사를 호소했다.

<지난 18일 경남경찰청 앞에서 경남여성단체연합 회원 등 각 단체가 기자회견 직후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제저널 gjjn3220@daum.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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