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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과거 대검 중수부(中搜部)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지난 1월 출범 이후 첫 작품으로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정조준 했다.
특수단은 8일 오전 8시를 전후해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거제 옥포조선소에 검사와 수사관 등 150여명을 전격 투입,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또 같은 시간 서울 여의도에 있는 KDB산업은행 본점과 대우조선해양 회계를 맡았던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우조선해양 임원을 지낸 건축가 이창하씨 사무실, 전임 최고재무책임자 자택 등 10여곳도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수사기관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벌이는 건 증거확보 등 여러 목적이 있지만, 통상 범죄 혐의에 대한 정황(情況)이 어느 인정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압수수색은 특수단이 대우조선해양과 관련된 범죄 혐의에 대해 법리검토를 끝내고, 그동안 서울중앙지검과 창원지검 및 금융감독기관 등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해 오던 수사기록을 이첩받아 관계자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전임 경영진이 수조원대 부실을 은폐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분식회계 등 비리를 저지른 단서를 상당부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대우조선해양 남상태(66) 전 사장을, 창원지검은 고재호(61) 전 사장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남·고 전임 사장은 지난해 3분기까지 발생한 5조원대의 영업손실을 숨기는 등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들을 포함해 전임 고위경영진 일부는 검찰에 의해 이미 출국금지 된 상태다.
남 전 사장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고 전 사장은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사장직을 역임했다.
남 전 사장에 대한 수사는 지난해 9월, 고 전 사장은 지난 1월 각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가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또, 대우조선해양이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 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전·현직 일부 임원의 개인 비리 혐의 포착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나아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부실과 함께 엉터리 회계를 방치한 직무상 책임에 대해 산업은행과 안진회계법인 고위관계자까지 검찰의 수사대상이 될 수도 있어 파장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과거 산업은행 출신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인사 2명의 집 등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남·고 사장 재임 당시 수천억원씩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발표한 2013년과 2014년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재무제표를 정정 공시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다.
한편, 거제 옥포조선소에도 8일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검찰수사관 40여명을 실은 승용차 1대와 대형버스 1대가 도착, 회사 임원에게 영장을 제시하고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벌이는 곳은 주로 경영기획부서와 회계부서이며, 내부 문건과 함께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 중이다.
검찰의 갑작스런 압수수색 소식이 사내에 알려지자 직원들이 일시 술렁였으나, 대부분 “올 것이 왔다”거나,“어짜피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10여곳에서 동시 시작된 압수수색은 15시간만인 오후 10시 50분께 종료 될 정도로 압수물이 방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회계부서 책임자 등 회사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수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