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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남부관광단지, 장기 표류 '불가피'..국립생태원, 수정보완 도면 공고

기사승인 2021.08.09  19: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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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급지 7만 여㎡ 감소 그쳐, 당초 도면과 '대동소이(大同小異)'..거제시·경동건설 '난감',주민들 "부글부글"

<국립생태원이 지난 6일 홈페이지에 공고한 거제남부관광단지 예정 개발지 수정·보완(안) 도면>

거제시와 경동건설(주)이 야심차게 추진해 오던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생태자연도 1등급지에 발이 묶여 장기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에서 요구해 온 사업 철회를 포함한 규모 축소나, 행정소송을 통한 해결책 외에는 현재로선 별다른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지난 6일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충남 서천군 소재)은 홈페이지에 '생태·자연도 수시 고시일부 수정·보완 국민 열람 공고(대상지역 : 경남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 산 2-47 일대)'를 통해 거제남부관광단지 일원의 생태자연도를 수정·보완 공고했다.

이번에 수정·보완 공고된 주요내용을 보면, 지난 해 10월12일 고시된 당초 도면의 생태자연도 1등급지(보전·복원)는 129만2954㎡에서 7만99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동건설이 등급 조정을 바라며 이의신청한 55만3963㎡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이와 함께 당시에는 주요 보호 수종(樹種)이 졸참나무 및 곰솔, 느티나무 군락지로 표기 돼 있다. 그러나 이번 수정보완 도면에는 졸참나무 군락지가 줄어든 대신, 느티나무 군락지가 늘어났다. 또 당초 도면에도 없던 고로쇠나무 군락지가 추가됐다.

이같은 결과는 경동건설이 본래 계획한 27홀 규모 골프장 조성에 턱없이 부족하다. 사실상 겨우 18홀 규모 정도로 골프장을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경동건설측은 그동안 사업성을 이유로 골프장 규모 축소에 난색을 표해 왔고, 지금도 별반 입장이 바뀌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현재까지 사업 예정부지 매입비 등 400~500억 원이 들어간 시점에서 중도 포기할 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이를 두고 지역일각에서는 경동건설이 초기단계에서부터 이번 사업의 가장 핵심인 환경 훼손이라는 속성을 도외시한 접근 태도나 방식,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고 대처하는 타협과 설득 과정의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동건설은 과거 '거제아주지구'를 비롯한 택지개발이나 공동주택 사업에는 상당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대규모 산림환경 훼손이 불가피한 관광휴양단지 건설은 처음으로 알려져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 한다.

거제시도 당혹스럽고 맥이 빠진 분위기다. 앞으로 수정보완 도면에 대해 14일 이내 국립생태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고, 이후 환경부 최종 고시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시는 마지막으로 이의신청서를 제출 할 방침이지만, 앞서 2년간 세차례 수정·보완을 거친 상태라 받아들여지기 힘들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게다가 시일이 1년 이상 장기 소요되는데다, 승소 가능성마저 장담키 어려운 행정소송을 선택하는데도 적잖게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가장 손 쉬운 방안은 경동건설에서 사업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인다면 예상 밖의 국면 전환 여지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제시로서는 드러내놓고 먼저 말할 입장이 아닌 분위기로 읽힌다.

이와 관련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한 관계자는 9일 거제저널과 통화에서 "우리는 지난 5월 발표한 성명서와 같은 입장"이라면서 "이번에 공고된 생태자연도 수정보완 도면은 사실에 바탕을 둔 과학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따라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통영거제환경연측은 지난 5월31일 언론에 공개된 5월26자 발표 성명을 통해 '국립생태원의 노자산 ‘생태자연도’ 철저한 조사와 낙동강환경청은 거짓 부실 환경영향평가 조사하여 수사 의뢰하라'고 촉구했다.<관련기사 참조>

무엇보다도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은 국립생태원의 들쑥날쑥한 생태자연도 평가 잣대다. 이는 당초 경동건설의 사업 검토 단계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상식적으로 경동건설이 처음부터 개발이 불가한 생태자연도 1등급지를 대거 포함시켜 개발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는데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2019년 5월 경남도의 관광단지 지정 당시에도 1등급지는 전체의 1.8%인 6만2500㎡에 불과했다.

하지만 줄곧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온 환경단체는 자체 조사를 토대로 1등급지 확대를 요구했다. 그러자 국립생태원은 이를 수용해 2019년 12월 공고에서는 1등급지를 100만㎡ 이상으로 대폭 늘려버렸다. 이 과정에서 국립생태원은 도면을 아예 뒤바꿔 잘못 고시해 또 다시 수정·고시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거제시와 사업자는 곧장 이의를 제기했다. 2017년 환경부가 고시로 확정한 자연·생태도를 토대로 사업 계획을 수립해 관광단지 지정을 받았는데, 1년도 안 돼 전체의 30%가량이 개발 제한으로 묶이게 된 게 납득이 안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국립생태원은 그해 7월 수정·보완 고시를 통해 1등급지를 6만여m²로 다시 축소했다. 이번엔 환경단체가 발끈했다. 국립생태원이 재조사에 나섰고, 환경부는 작년 10월12일 고시에서 1등급지를 129만 여㎡로 또 다시 늘려버렸다.

결국 거제시와 경동건설측은 이 중 55만3963㎡를 1등급지에서 해제해 달라며 재차 이의를 신청했고, 이번에 4번째 수정보완 공고가 나온 것이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사업 추진 당사자인 경동건설이나 거제시 입장으로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울만큼 생태자연도 조사가 오락가락했다. 국립생태원에 대한 질타와 원망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립생태원은 그동안 사업 예정지 주변에 대해 2020년 8월과 11월에 식생 조사가 있었고, 지난 5월에는 전체 조사, 지난 7월에는 조류 등에 대한 현지조사가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러운 식생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생태자연도 등급지 평가 기준이 모호한데다, 2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조사 주체가 바뀔때마다 결과 역시 매번 다르게 나온데 대해 국립생태원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대다수가 사업 추진에 찬성해 온 율포 및 탑포 주민들은 격앙된 분위기다. 한 60대 주민은 "지금 우리 주민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고 실력행사에 나서는 수 밖에 없다. 환경단체고 생태원이고 뭐고 눈에 보이는 게 없다"고 분개했다. 

한편, 거제시 남부권의 대규모 휴양·문화 복합관광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2017년부터 추진된 '거제 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은 남부면 탑포리 및 동부면 율포리 일원 369만3875㎡ 규모 부지에 427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업부지에는 27홀 골프장과 호텔, 콘도미니엄, 연수원, 야영장, 힐리언스 스파, 산악레포트, 해양스포츠체험장, 농어촌문화체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기간이 2021~2028년까지인 이 사업은 2017년 11월 거제시가 경남도에 관광단지 지정 신청을 시작으로, 2019년 5월16일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이 승인되면서 본격화 됐다. 

다음은 지난 6일 국립생태원 홈페이지에 공고된 수정·보완 도면이다.<수정: 8.11 09:00→기사 일부 보강>

 

서영천 대표기자 gjnow3220@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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